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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소개] 다이앤 머레이, 이영옥옮김, <그들의 바다, 남부 중국의 해적, 1790-1810>

작성자
김형종
작성일
2004.03.31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1628
내용
다이앤 머레이 지음 이영옥 옮김, [그들의 바다: 남부 중국의 해적, 1790-1810](심산,
2004)가 출간되었다. 이 책을 처음 인터넷 서점에서 접하였을 때, "야, 저런 책이 번역되다
니... "하는 감회가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이런 책이 국내에 꼭 소개되어야 한다는 이상과
는 달리 정말로 출판횔 수 없는 현실과의 괴리감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야
말로 지금의 시대와는 동떨어진, 18세기 말 19세기 초의 남중국해에서 활동하였던 해적이야기이다.

이 시대의 해적은 왜 발생하였을까? 그것은 물론 가난한 어민들의 생존 전략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형편없는 수군 조직이나 대양에 대한 무지도 한몫을 하였다. 그러나 머레이에 따르면 월남에서 있었던 정치적 격변이 동남 중국의 해적들을 흥기하게 만들었다. 곧 청조에서 불법으로 낙인찍힌 자들을 당시 월남내에서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등장한 서산당측에서 적극 활용하였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서산당 세력이 몰락하면서 중국해적은 월남으로부터 다시 중국 동남부로 회귀하였다. 그런데 이 때 쯤 유능한 지도자들이 나오면서 해적들은 조직화되기 시작하혔다. 그리하여 전정기에는 6개의 방을 가진 대규모 조직체를 꾸릴 수 있었다. 청조의 대응이란 어떤 경우에는 적극적이었으나 수군 조직의 취약성과 연안 어민들의 양면성 등으로 작전은 성공하기 보다 실패하기 일쑤였다. 그리하여 청군은 전투를 통해 항복을 받기 보다 회유하여 이들을 굴복시키는 전략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결국 큰 개가를 거두었다.

사실 이 책은 내 자신이 예전에 광동지역의 비밀결사를 연구할 때 들여다 본 적이 있던 터였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읽었기 때문에 해적의 전체양상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번역본이 나와서 그 한계를 이제서야 넘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앞부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지나해의 해적들에게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진지하게 읽어두어야 할 책일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해서 본격적으로 남지나해의 해적에 대해 조사 연구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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