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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병인교수의 저서 출간을 축하하며

작성자
임성준
작성일
2006.04.20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846
내용
상해에서 공부를 시작한 나는 한동안 일본으로 갔다가 대만으로 갔다가 최근 상해로 다시 돌아와 초고를 하나 쓰게 되었다. 그동안 상해를 떠나 있어서 상해에 관한 감각이 떨어졌고 국내의 연구에 대하여도 소원하여 그동안의 국내 학계의 연구를 챙겨 읽어야지 하고 있던 참에 이병인 교수가 묶어 낸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근래에 동양사가 한국에서 어떻게 유통되고 얼마나 소비되나 하는 초고를 학회에서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 초고를 준비하면서 원정식-박원호 교수의 서평과 서평반박을 읽고 서평과 관련된 중진학자들의 글 한 두 개를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동양사학계의 무거움이 짖누름을 느꼈다. 이 교수의 이번 책이 국내언론에서는 얼마나 취급되었나 궁금하여 찾아보니, 조선일보가 실은 짧은 책 소개 한 꼭지가 전부인 듯하다. 중국사전문서가 이 정도의 유통가치에 그치는가 하는 착잡함이 더해진다.
중국사에서 만주를 제외한다면, 상해사 연구자가 가장 많아서 상해사 연구자 가운데 누군가가 서평을 써게 될 것이다. 상해사 연구자가 많은 만큼 이교수의 저서의 수준은 함부로 논할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나 딱 들어맞는 전문가의 서평은 아니라도, 언저리 혹은 비전문가가 전문서적을 읽고 소감을 나누고 혹은 전문서적을 낸 것을 축하하는 공간이 아쉽다. 두터운 단행본을 냈다는 건 학자로서의 한 이정표인 만큼, 주례사 서평이라도 써서 연구의 辛酸함과 연구자로서의 고된 삶을 위로하고 또 축하하는 게 동업자로서의 작은 도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라 이 교수의 책을 읽고 학회 사이트에 소감을 적어보아야지 했는데, 이런 저런 일에 밀리고 밀려 제대로 읽을 짬을 갖지 못하다가, 오늘에사 불현듯 생각이 나 지금 머리말과 결론이라도 읽어서 적지 않으면 또 잊어버릴 것이 분명하여 소감 한 마디를 적어두고 싶다. 작은 빚이라도 때를 놓치면 큰 빚이 되는 법.
저자의 문제의식의 기본은 중국에 시민사회는 가능한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시민사회의 역동성의 여부가 앞으로 중국정치의 전개를 좌우할 것임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동아시아인들의 모임이 빈번한데 유독 사회운동 모임에서는 중국시민단체가 참석하는 경우는 적어 현재는 시민사회의 비대칭성이 뚜렷하나,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지속될 것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교수의 책을 따라 1927년 전후의 상해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에서 국가와 사회의 관계에 대한 시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나는 이 책의 가치로 꼽고 싶다. 국민당의 국민국가건설을 위한 합리주의적 측면과 사회집단의 동향 네트워크를 긴장관계로 파악하여 동향네트워크가 갖는 결함의 요소가 국민당의 가부장적 보호자로서의 위상을 다지게 되었다는 진단이 흥미롭다. 이 교수의 이런 진단에 따른 다면 중국 정치의 민주화란 앞으로도 오래 우여곡절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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